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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진단부터 극복까지, 1년 반의 기록입니다
이 글을 쓰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공황장애”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그게 내 이야기일 줄은 상상도 못 했거든요.
1. 첫 증상, 그리고 나도 모르게 무너진 날
처음엔 심장이 두근거리는 정도였어요. 회사에서 회의를 하다가 숨이 가쁘고, 갑자기 식은땀이 나면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장 쪽 문제인 줄 알고 응급실에 갔지만 의사는 이상이 없다고 했고, 몇 번의 응급실 방문 끝에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2. 처음 병원에서 들은 말
정신건강의학과에 처음 갔을 때, 솔직히 말해 겁이 났습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된 건가?’란 생각도 했고요.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아주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공황장애는 생각보다 흔해요. 마음의 감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눈물이 났어요. 내가 이상한 게 아니구나, 나처럼 힘든 사람이 많구나… 그렇게 조금 마음이 풀렸던 것 같아요.
3. 치료를 시작하고 일상이 바뀌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했습니다. 초기엔 항불안제와 항우울제를 함께 복용했고, 3개월 정도 지나니 발작 빈도가 확연히 줄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작은 것부터 일상을 바꿨습니다:
- 카페인을 끊고, 대신 따뜻한 허브차를 마시기
- 명상 앱을 통해 하루 10분씩 호흡 훈련
- “괜찮다”는 말을 하루에 10번 스스로에게 말하기
- 사람 많은 곳은 피하되, 완전히 고립되진 않기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쌓이면서 조금씩 “살 만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4. 가장 힘들었던 시기, 그리고 나를 구한 것
사실 약물만으로는 완전한 해결이 되진 않았어요. 복직 후 다시 발작이 왔고, 이때 도움을 받은 것이 심리상담이었습니다. 상담을 통해 알게 된 건, 내 불안의 근본에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걸 마주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데 몇 개월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정말 많이 편해졌습니다.
5. 지금은 어떤가요?
이제 공황발작은 1년 넘게 없었습니다. 약은 6개월 전쯤 모두 끊었고, 상담도 종료했습니다.
물론 아주 가끔 불안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럴 때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아. 이미 잘 버텨왔잖아.”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도 지금 불안과 싸우고 있는 분이 있다면, 정말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분명 좋아질 수 있어요.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자신을 믿어주세요.